Monday, August 14, 2017

2017 미국 학교의 전학

*미국 학교의 전학
필요한 서류, 생각 못한 문제들


이 글은 여전히 미국 생활이 낯선 나 같은 초보 이민자를 위한 글이다. 더 이상 딸을 전학시킬 일이 있어선 안 되겠지만 나중을 위해서도 정리할 필요가 있어 내 스스로를 위해서 정리한다. 미국 생활이 오래 된 경험 많은 분들은 굳이 읽으실 필요가 없는 글이다.


미국에서 아이 학교를 전학시킬 때 요구하는 서류나 밟아야 하는 절차는 동네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비슷하다. 실리콘밸리 지역도 마찬가지다. 이 동네 교육청(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 카운티의 한 교육청)에서 요구하는 전학에 필요한 서류는 이렇다


전학 서류 발급

1) 전학신청서(transfers application)
원래 다니고 있던 학교 행정실(Administration)에 찾아가 전학갈 거라고 얘기하고 필요한 서류를 부탁하면 서류를 만들어준다

골치 아플 때가 방학 중엔 학교가 문을 열지 않을 때 전학을 시켜야 하는 경우다.
이럴 경우 할 수 없이 관할 교육청(School District)으로 찾아가야 한다. 교육청에 가면 등록(enrollment), 전학(transfer) 등을 담당하는 사무실이 있는데, 미리 온라인이든 전화로든 예약할 수 있으면 예약하고 가는 걸 강추한다. 그냥 예약 없이 가는(walk-in) 경우 가급적 점심시간을 피해 일찍 가서 접수를 하는 게 좋다. 미국의 거의 모든 공공기관이 그렇듯 예약 없이 갔다가 한번은 2시간쯤 기다린 적도 있다. 학교 행정실에 찾아갈 때와 동일한 내용으로 서류를 부탁하면 금방 만들어준다

2) 예방접종기록(Proof of Vaccination 또는 Immunization Record, 아니면 다른 명칭). 업데이트한 기록을 내야 하는데(나이에 필요한 접종을 다 했다는 기록이 있는), 병원 예약을 한 뒤 내과의사에게 접종 기록을 업데이트한 서류를 받으면 된다.

3) 같은 교육청 관할 학교로 전학가는 경우가 아닐 경우 결핵검사(Tuberculin Skin Test 또는 TB Test)를 받아 음성 판정을 받은 기록(병원에 가서 검사를 하면 48시간 뒤에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 두면 좋다)

4) 나이를 확인할 수 있는 공식서류(여권 또는 출생증명서. 사실상 출생증명서는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으니 그냥 여권 가져가면 된다)

5) 주소 증명 서류(전학을 하려고 하는 관할 교육청이나 학교에 해당하는 주소인지를 증명하는 서류).
월세계약서, 세입자의 이름이 나와 있는 PG&E Bill(전기요금, 가스요금 고지서)이나 수도요금 고지서, 집을 산 경우 매매계약서 등의 서류를 갖고 가면 된다. 별의 별 꼬투리를 잡는 경우도 있으니 가급적 있는대로 다 챙겨가는 게 좋은 것 같다. 집에 세를 들거나 집을 산 경우가 아니지만 해당 집에 살고 있을 경우엔 집 주인이 함께 학교에 가서 '이 사람이 우리 집에서 같이 산다'고 얘기를 해줘야 한다(affidavit of residence 등의 용어로 부르는 서류다).

6) 원래 다니고 있던 학교에서 받은 마지막 성적표(report card).
성적표는 여러 모로 잘 챙겨두면 좋은 것 같다. 다만 내 경우, 처음 아이를 미국 학교에 등록할 때 한국 초등학교 성적표를 챙겨가긴 했지만 있으나 마나한 서류였다.

7) 교육청 온라인등록 신청(online registration).
서류에 기입하도록 하는 지역도 있을 수 있겠지만, 요즘 대부분의 교육청이 온라인으로 등록 신청을 받는 것 같다. emergency contact(비상연락처)를 2명 이상 기입하도록 하는데, 부모 말고 다른 사람이어야 한다. 그럴 일이야 없겠지만 혹시 무슨 일이 있어서 학교에서 연락을 하는데 부모가 통화가 안 될 경우 아이를 학교에서 데려갈 수 있는 사람들을 기록하는 건데,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 중에서 마땅한 사람 둘을 적어두면 된다. 보통 이름과 전화번호, 관계(보통 uncle, aunt로 표시하곤 했다) 정도의 정보를 요구하는데, 이 동네에선 주소까지 기입하도록 요구했다.


서류가 다 준비되면 우선 교육청을 찾아가야 하는데 통상적인 절차인데, 이번 경우엔 곧바로 학교로 찾아갔다. 교육청 웹사이트의 Interdistrict Transfer(같은 교육청 관할이 아닌 다른 교육청 관할 학교로의 전학. 같은 교육청 관할의 다른 학교로의 전학은 Intradistrict Transfer) 관련 자료를 확인해 보니, 교육청에 온라인등록만 하고 필요한 서류만 준비하면 곧바로 주소지 학교로 찾아가도록 하고 있었다.


어쩌다 보니 이제 7학년(중학교 1학년)이 된 딸은 4개의 초등학교를 거쳐 2개의 중학교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초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 때 미국에 와서 초등학교 2학년으로 등록한 것을 시작으로 이사 때문에 두 개의 초등학교를 더 다녔다.

딸은 이번에 초등학교 6학년을 마치면서 동네 중학교에 7학년으로 입학할 예정이었다. 이미 그 학교 신입생으로 이름이 올라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다시 이사를 하면서 개학만 기다리고 있던 학교엔 가보지도 못하고 이사하는 동네 학교로 전학을 하게 됐다.

여러 번 아이 학교를 옮기다 보니 학교 전학(transfer)이 여간 골치 아픈 일이 아니라는 걸 절감한다. 필요한 걸 나름 열심히 꼼꼼하게 준비해서 전학을 시켜도 거의 매번 문제가 생긴다.

이번에 부닥친 문제는 어이 없는 학교 행정실(Administration) 직원 때문에 일어났다. 옮길 학교가 속해 있는 교육청(School District) 웹사이트에서 전학에 필요한 서류를 확인했는데도 문제가 생겼다.

나이를 문제 삼았다. 2004년 10월생이면 8학년으로 등록해야 하는데 왜 7학년으로 등록하느냐고 문제를 삼았다. 그 나이면 8학년 등록 대상이라면서.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다. 처음 미국에 와서 학교 등록을 할 때 그 학교 직원은 아이를 2학년으로 등록하도록 했다. 비슷한 시기에 미국에 온 주변 아이들을 보면, 한국과 달리 한 학년이 8월에 시작하기 때문에 딸은 2학년을 마친 상태에서 3학년 2학기로 등록을 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그게 아니면 2학년을 마쳤지만 다시 2학년 2학기로 등록해야 했다. 다시 2학년이 되거나, 갑자기 3학년 2학기로 점프를 할 수 밖에 없는데 대부분 점프를 했다. 결국 딸은 2학년 2학기에 등록했고, 우리의 걱정과는 달리 영어도 못하는데 잘됐다며 좋아했다.

그리고 2학년을 마치고 3, 4, 5, 6학년까지 순차적으로 다 마쳤는데, 이제와서 너는 나이가 8학년 대상이라고? 어이가 없었지만 목소리를 높이지 않기 위해 애를 썼다. 그리고 "이 아이는 미국에서 교육을 받기 시작하면서 초등학교 직원이 2학년으로 등록해야 한다고 해서 등록하고 계속해서 교육을 받았다. 엊그제 6학년을 마쳤는데, 이제와서 7학년을 빼먹고 8학년으로 등록하라는게 말이 되느냐"고 얘기를 했다. 지금까지 전학하면서 단 한번도 이런 식으로 나이를 문제삼는 걸 본적이 없었는데, 참 기가 막혔다. 교감선생이랑 얘기를 해보겠다나.

하여튼 잘 해결이 돼서 딸은 7학년에 등록하고 다시 낯선 학교에서 적응을 시작했다. 원래 살던 동네에선 초등학교는 6년(정규과정에 포함돼 있는 유치원부터 따지면 7년), 중학교는 2년(7-8학년), 고등학교는 4년(9-12학년)이었다. 하지만 전학 온 동네는 초등학교 4년, 중학교 4년(5-8학년), 고등학교 4년 시스템이다. 딸은 고등학교를 가야 처음으로 신입생으로 등록할 수 있게 됐다. 씩씩하니 잘 지내리라 믿는 수 밖엔 없다.



입학, 전학과 관련해 참고할 만한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 카운티의 한 교육청 웹사이트
http://www.ogsd.net/apps/pages/EnrollmentRegistr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