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혁신 보고서(NYTimes Innovation Report)의 미덕 가운데 하나는 체면을 따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남에게 보여주려고 만든 게 아니어서다. 급변하는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뉴욕타임스가 살아남기 위해 시급한 개혁, 변화가 뭔지 분석하고 정리해 사내 구성원들을 설득하려는 용도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보고서를 읽으면서 눈에 들어온 부분을 중심으로 정리해본다. 보고서는 크게 두 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독자 확대 방안과 편집국 강화 방안이다.
*이탤릭 파란 글씨는 보고서 원문이 아니라 읽고 난 뒤 소감을 붙인 것임.
참고로 이와 관련해서 강정수 박사님이 슬로우뉴스에 보고서의 전체적인 의미와 내용에 대해 자세히 정리해 올린 기사가 있습니다.
1. 어떻게 효과적으로 보여줄 것인가
*이탤릭 파란 글씨는 보고서 원문이 아니라 읽고 난 뒤 소감을 붙인 것임.
참고로 이와 관련해서 강정수 박사님이 슬로우뉴스에 보고서의 전체적인 의미와 내용에 대해 자세히 정리해 올린 기사가 있습니다.
독자 확대
1. 어떻게 효과적으로 보여줄 것인가
- 새로운 뉴스(news)만 찾지 말고 기존 자료를 활용하라. 우리에겐 1851년 창간 이후 지금 보고서를 작성하는 이 시점까지 1472만3933건의 기존 기사가 있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하게 활용하자. 우리는 단순한 신문이 아닌 도서관이 될 수 있다.(28쪽) 새롭게 기사를 만들어낼 생각만 하지 말고 갖고 있는 기사들을 어떻게 그럴 듯하게 포장해서 상품으로 내놓느냐가 중요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 같은 주제의 기사들을 컬렉션(collections)으로 보여주면 독자를 끌 수 있다. 우리는 이미 기자나 에디터가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도구(tool)을 개발했다. 나중엔 독자들이 이 도구를 이용해 자신들이 원하는 기사들을 묶어서 보도록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우리가 했던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니컬러스 크리스토프 기자가 20여년 동안 써온 성매매 관련 기사를 묶어서 소개한 'Inside the Brothels'는 6일 동안 46만8106건의 페이지뷰(pageview)를 기록했다. 그렇게 묶기 전까지 별 관심 못받고 방치돼 있던 기사들이었다.(34, 35쪽) 하나 하나 따로 생산됐던 기사들 가운데 같은 주제나 연관된 주제의 기사들을 묶어 '스페셜 코너'처럼 만들어서 게재하는 게 의외로 효과적이었다는 것이다.
- 시간과 비용 많이 들이는 스노우폴(Snowfall, 하나의 기사를 일반 기사와 동영상, 그래픽 등을 활용해 풍부하게 보여준 방식)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한번에 모든 걸 쏟아붓는 이런 기사는 쉽게 다시 제작하기 어렵다. 시간 비용을 적게 들여 쉽게 스노우폴 같은 효과를 만들 수 있는 도구(tool)와 템플릿(template)이 필요하다.(36쪽) 오랜 시간에 걸쳐 공 들여 만드는 것보다, 기사와 사진 등의 자료를 투입하기만 하면 스노우폴은 아니라도 그와 비슷한 효과를 내는 작품이 생산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 독자 성향에 맞춰 웹사이트에서 제공되는 기사가 달라지는 이른바 '개인별 맞춤화(personalization)'를 강화해야한다. 페이스북 애플리케이션인 페이퍼(Paper app)는 사용자에게 맞춤화된 뉴스를 보여준다. BuzzFeed나 워싱턴포스트는 독자가 어떤 경로로 찾아왔는지에 따라 다른 화면을 보여준다. 트위터에서 뉴스링크를 클릭해 찾아온 독자에게는 트위터에서 인기있는 기사들을 중심으로 보여주는 방식이다. 뉴욕타임스는 편집국이 관여하지 않는 상태에서 비즈니스 부문에서 개인별 맞춤화를 이끌어왔다. 지금 그나마 있는 건 홈페이지 우측에 있는 'Recommended For You' 탭이다. 편집국이 관여하지 않다 보니 별 관심 못 받는 기사를 배치하는 경우가 잦다. 지금 준비 중인 건 독자들이 놓쳤지만 보고 싶어할 만한 기사들을 보여주는 이를테면 'What you missed' 코너다. 편집국이 이런 맞춤화에 좀더 참여해야하고 어느 선까지 맞춤화를 할 것인지도 결정해줘야한다.(37쪽) 정치에 관심이 많은 독자에게는 정치뉴스를, 경제에 관심 많은 독자에게는 경제뉴스를 화면에 주요하게 배치해주는 서비스를 하는 식으로 독자 구미에 맞춘 뉴스 화면을 제공하는 기능을 더욱 강화하자는 주문이다.
- 기사마다 '팔로우(follow)' 버튼을 만들자. 독자가 좋아하는 기자, 토픽 등을 팔로우하면 해당 기자의 기사나 관련 토픽의 글을 자동으로 읽게 해줄 수 있다. 휴대전화나 이메일로 새로운 기사가 나오면 '알림(alert)' 메시지를 보내는 방안도 시도해 볼 수 있다.(39쪽) 뉴욕타임스 기사엔 공유 share 버튼은 있지만 팔로우 버튼은 없다.
- 뉴욕타임스는 태깅(tagging)에 뒤떨어져 있다. 넷플릭스와 페이스북, 판도라 등 성공한 인터넷기업들은 영화와 노래, 기사 등을 수십가지 또는 수백가지 다른 요소(예컨대 로맨틱영화인지 코믹영화인지, 주인공이 누구인지, 어린이용인지 성인용인지 등등 키워드를 붙여서 데이터를 구축하는 방식)로 구분해 태깅하고 사업에 활용한다. 60%에 가까운 뉴욕타임스 독자가 모바일로 접속하는데, 우리는 기사를 위치정보로 태깅하지 않기 때문에 이용자에게 맞는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 새로운 사건이 일어나면 관련 기사와 사진, 동영상을 업데이트할 수 있어야하는데 그럴려면 태깅을 제대로 해서 데이터를 구축해야한다. 경쟁자인 워싱턴포스트와 월스트리트저널은 그런 데이터를 이용해 독자의 이용 실태 분석에 활용한다. Circa는 기사를 팩트(facts), 인용(quotes), 통계(statistics)로 분류한다. 그 때문에 에디터는 뉴스가 발생하면 그에 연관된 내용과 맥락을 쉽게 찾는 게 가능하다.(41, 42쪽) Circa의 경우 기사 하나를 읽으면 독자가 관심있어할 만한 그와 관련된 다른 기사 리스트가 하단에 배치된다. 하나의 기사가 단락마다 나뉘어 위에서 언급한 세가지 기준에 맞게 태깅(tagging)이 돼 있기 때문에 이런 식의 서비스가 가능한데 뉴욕타임스는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2. 어떻게 기사를 홍보할 것인가
- 뉴욕타임스는 '기사 자랑'을 안 한다. 좋은 기사는 자연히 알려진다고 생각한다. 우리 경쟁자들은? 그들은 자신들의 기사를 독자들에게 더 많이 알리는 게 기자와 에디터의 핵심 업무라고 여기고 공격적으로 프로모션을 한다. 우리 경쟁자들은 뉴욕타임스가 이런 상황인 걸 알게 되면 황당해한다. 뉴욕타임스에는 종이신문에서 일하는 기자와 에디터의 전형적인 분위기가 살아 있는데, 이제 이렇게 체면치레할 때가 아니라고 보고서는 말한다.
- 가디언은 편집국 내부에 프로모션 팀이 있고 사회적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 세워져 있다. 가디언(가디언 유에스에이)이 미국 내에서 영향력을 급속도로 확대하는 것은 프로모션 팀과 그 같은 전략이 있어서다. 허핑턴포스트는 기자와 에디터 모두 소셜미디어에 능숙해야하며, 애틀랜틱에선 기자들이 자기 기사를 알리고 트래픽 숫자를 늘려야 한다.
- 전통적 저널리즘(old-school journalism)의 보루인 ProPublica(비영리 탐사보도단체)조차도 기사를 띄우기 위해 에디터가 검색, 소셜미디어, PR 전문가를 만나 기사마다 전략을 세운다. 기자들은 기사마다 5건의 트윗을 날려야한다. 반면 우리는 입을 닫고 있다. 1년 넘게 공들인 'Invisible Child' 시리즈(홈리스 어린이와 가족의 문제를 심층취재한 연재기사 및 동영상)를 만들어 놓고도 회사의 마케팅과 PR 담당자들에게 너무 늦게 알려 사전 홍보도 못했다. 담당 기자는 이틀 동안 기사를 알리는 트윗도 하지 않았다(비록 기사는 상당한 반향을 가져왔지만 그런 추가적인 노력이 있었다면 얼마나 더 많은 독자를 끌었을지 우리는 모른다).
- 핵심 도구는 소셜미디어다. 우리는 회사 차원에서 수천만명, 개별 기자들과 에디터들이 수백만명에게 알릴 수 있는 자산을 갖고 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를 통해 뉴욕타임스 사이트에 들어오는 트래픽이 10%도 안 되는 상황이다. BuzzFeed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방문자가 우리의 6배가 넘는다. 잘 쓴 페이스북 포스팅 하나가 신문 헤드라인보다 나은 홍보 도구가 된다. 또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은 모바일에선 더욱 커진다. 뉴욕타임스가 디지털 미디어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생각하는 매체가 BuzzFeed인 듯 하다. 보고서에선 BuzzFeed 얘기가 수시로 나온다.
- 많은 미디어가 편집국에 팀을 두고 실시간 인기 기사를 조회한다. 기사가 인기를 끌면 해당 팀이 데스크를 지원해 트래픽을 더 일으키고 방문자들이 더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한다. 어떤 매체들은 예상과 달리 인기가 없는 기사들을 추려 재포장해 내보낸다. 눈길을 끌 기회를 한번 더 만드는 것이다. 로이터는 최근 2명의 직원을 채용해 매일 숨은 보석 같은 기사 7건을 찾고, 이를 재포장해 재출고하는 일을 시키고 있다. 우리도 편집국 내부에 그런 조직을 만들 필요가 있다. 또 그렇게 해서 어떤 경우에 좋은 성과가 났는지 공유할 필요가 있다.
- 검색엔진에서 찾기 쉽게 최적화를 하는데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데이터를 보다 짜임새 있게 하는 것(여러 검색어로 분류해서 태깅하는 것과 같은)만으로도 우리 '요리 레시피'를 보려고 검색엔진을 통해 찾아들어온 트래픽이 52%까지 증가했다.
- 허핑턴포스트와 BuzzFeed가 최근 수년 간 우리 트래픽을 잠식한 건 이런 검색 강화와 소셜미디어 홍보를 통한 것이었다. 허핑턴포스트는 '사진과 검색용 헤드라인,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없는 상태에선 기사를 내보내지 않는다. 사진도 있고, 헤드라인도 뽑혀 있고,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홍보하는 글도 올린 이후에 기사를 내보낸다는 의미다.
- 디지털 소매치기(digital pick-pocket)를 방어해야한다. 허핑턴포스트는 가끔 우리 기사를 가지고 우리보다 트래픽을 높인다. '넬슨 만델라 부음기사'의 경우가 그랬다. 허핑턴포스트의 한 간부는 "이런 게 자랑스럽진 않지만 이게 너희가 해야할 경쟁이다. 너희는 (남들이) 너희 기사를 가지고 더 나은 제목을 붙이고 소셜미디어로 더 홍보해서 '디지털 소매치기' 하는 걸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이라고 밝히고 해당 기사를 조금 고치고, 제목 새로 붙이고, 소셜미디어로 홍보해서 허핑턴포스트에 올린 기사가 뉴욕타임스 원본 기사보다 훨씬 더 많은 페이지뷰를 만드는 상황을 '디지털 소매치기'로 표현한 것이다.
- 애틀랜틱(The Atlantic)과 폴리티코(Politico)는 이메일을 독자에게 직접 홍보하는 창구로 이용한다. 우리는 650만명의 독자에게 이메일을 보낸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런 방식은 2차적인(일단 기사 내보낸 뒤 나중에 생각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43, 44쪽)
- ProPublica의 사례에는 배울 게 많다. 각각의 기사를 내보내기 전에 프로모션 팀이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한다. 팀에는 1)제목 검색과 링크 등을 통해 기사를 키우는 방안에 집중하는 전문가, 2)기사별로 어느 플랫폼이 최선인지를 찾고 입 소문을 퍼트려줄 영향력 있는 인사를 찾는 사회 부문 에디터, 3)다른 미디어나 관심있는 기구에 전화나 이메일로 연락하는 마케터가 포함된다. 에디터는 기사가 제대로 홍보되고 있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데이터 분석가는 이런 홍보 효과를 평가한다.(46쪽)
- 뉴욕타임스는 기자와 에디터에게 소셜미디어를 어떻게 이용하라는 룰을 만들지 않았다. 자유에 맡긴 셈인데, 그러면서 소셜미디어 이용 관련 가이드도 제공하지 않았다. 기자와 에디터가 자신들의 일을 홍보하도록 독려하고, 그런 노력을 하는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시할 필요가 있다. 하나의 방법은 에디터가 기사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기사 게재 전과 후 활용할 수 있는 '도구상자(impact toolbox; 기사편집시스템과 연동시켜 활용하는 프로그램을 의미하는 듯)'를 만들어볼 수 있겠다.(47쪽)
3. 어떻게 독자에게 더 다가갈 것인가
1. 어떻게 독자가 만족하는 사이트를 만들 것인가(디지털 지원부서와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의 고민)
2. 편집국에 소규모 전략팀을 만들자
3. 어떻게 '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 매체를 만들 것인가
- 로열티를 높이도록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어떻게 독자에게 다가갈 것인가. 첫 걸음은 우리가 어떻게 일하는지(기사를 생산하는지) 좀더 자세히 알려주는 것이다. 기사나 사건의 뒷 얘기를 기자와 칼럼니스트가 전해주는 방식이다. 뉴욕타임스의 많은 기자와 칼럼니스트가 다른 플랫폼(뉴욕타임스 사이트가 아닌)에서 독자와 접촉하려고 한다. 좋은 소식은 최근에 뉴욕타임스가 '우리가 읽고 있는 것(What We're Reading)'이란 이메일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이메일은 뉴욕타임스의 에디터와 기자, 칼럼니스트 등이 웹에서 추천하는 글들을 묶어 보내주는 것이다. 우리는 프리미엄 독자에게는 '기사 뒷 이야기(story behind the story)'를 제공하고 있다. 새 오피니언 코너는 독자와 칼럼니스트의 토론을 독려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49, 50쪽) 조선일보 '프리미엄 서비스'가 이와 유사하다.
- 디지털 세상에서 우리는 '이용자 생산 컨텐트(user-generated content, 허핑턴포스트 등에서 직업기자가 아닌 이용자가 쓰는 오피니언 형식의 글이나 에세이 등)'에 있어 경쟁자들에게 심각하게 뒤지고 있다. 허핑턴포스트와 Medium 같은 매체가 성장한 건 부분적으론 그런 오피니언 글과 에세이를 싣는 플랫폼이 됐기 때문이었다. CNN 같은 다른 매체들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컨텐트의) 심각한 질적 저하 문제를 갖고 있지만 동시에 큰 수익을 가져오고 더 많은 독자 참여를 가져온다.(51쪽)
- 외부기고(Op-Eds)를 확대해야 한다. 우리는 매일 최고 수준의 사상가(thinker)와 리더들로부터 수십 건의 외부기고를 받지만 그 중 일부만 게재한다. 일부는 글의 질적인 문제 때문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신문 지면의 제한 때문이다. 최근 우리는 영화(영상)제작자들이 보내오는 다큐멘터리(Op-Docs)를 받아 내보내고 있다. 다큐멘터리 수준도 높고 독자 반응도 뜨거워 인기 코너의 하나가 됐다. 외부기고를 섹션별로 확대하는 실험을 해봐야한다. 정치, 경제, 문화 등 섹션별로 외부 기고를 늘리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명민하고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한편에 150달러라는 저렴한 원고료를 받고도 뉴욕타임스에 글을 쓰고 싶어한다. 일단 한 두명의 데스크로 시작하도록 권고한다.(52쪽) 뉴욕타임스 외부기고 원고료가 한편에 150달러면 참 저렴하다.
- 독자 대상 이벤트(외부행사)를 적극 확대할 필요가 있다. 티켓 한장에 7500달러나 하는 TED Talks 행사를 뉴욕타임스가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다만 이런 걸 추진하기 전에 편집국이 우리의 이벤트 전략에 좀더 개입할 필요가 있다. 뉴욕타임스 기준에 맞고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독자 이벤트를 만들어야한다. '뉴욕타임스 독자 페스티벌' 같은 것을 생각해보자. 뉴욕시에서 여는 연중행사로 웹사이트 회원은 누구나 돈을 내고 참여할 수 있고, 일부 행사는 유료회원과 프리미엄회원에게만 개방한다. 가능한 세션으로는 <올해 최고 기사들에 대한 토론>, <특정 토픽에 대한 기자, 에디터와의 질의응답>, <글쓰기, 사진, 동영상 강좌>, <올해 가장 많이 읽힌 외부기고자 토론>, <베스트 동영상, 사진, 인터랙티브 소개(showcase)> 등이 있을 수 있겠다. 우리는 뉴욕타임스 기자와 저널리즘에 대한 독자의 관심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53쪽) 돈도 벌고 독자 참여도 높이는 1석2조 효과를 갖고 있으니 확대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편집국 강화
- 뉴욕타임스 사이트에서 독자가 원하는 기사를 쉽고 편안하게 찾고 (댓글을 다는 등의 방식으로) 적극 참여하도록 하는 이른바 '독자 편의(reader experience)' 지원 업무가 중요하다. 디자인, 기술 지원, 데이터 분석, 연구개발, 전략수립(또는 상품개발) 등의 업무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는 편집국 외부 부서에서 담당하는 업무로 여겨져 왔다.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하자거나 편집국이 이런 부서들을 모두 넘겨받자는 건 아니다. 다만 이런 업무를 '디지털 편집국'의 확대 차원에서 편집국이 관여하는 업무로 받아들여야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편집국과 다른 부서 간의 더 많은 커뮤니케이션과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또 부서간(편집국과 그외 부서 간) 인사 이동(cross-departmental career paths)도 가능하게 해야한다.(61쪽)
- 경쟁 매체에선 조직체계상 '독자 편의' 지원 부서들이 편집국에 보고하거나, 편집국과 다른 국(편집국 외의 관련 국)에 함께 보고한다. 허핑턴포스트와 BuzzFeed가 별 볼일 없는(lackluster) 컨텐트를 가지고 성공한 주요한 이유는, 편집국 핵심 파트가 된 전략수립(또는 상품기획)과 테크놀로지(기술 지원) 부문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에선 '독자 경험' 전문가들이 편집국이 필요로 하는 게 뭔지 대충 짐작하거나 그냥 무시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우리 회사에서 통계 분석, 여론조사, 소규모 심층조사(focus group)를 담당하는 조직들은 그동안 독자 확장 같은 데에만 초점을 맞춰왔다. 왜? 가장 중요한 이유는 편집국이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편집국이 이런 조직에서 도움 받을 일은 많다. 뉴스레터(회사가 정기적으로 보내는 소식지)를 오전 6시에 받아보게 하는게 좋은지, 오전 10시에 받게 하는게 좋은지, 이런 소식지를 보내는 게 절독했다가 다시 돌아온 독자의 충성도를 높이는지 등.
- 편집국에서 오래 전부터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디자이너들은 자기들이 이방인 취급을 받는다고 말한다. 디자이너들은 편집국 에디터들이 개인별 맞춤화 실험, 컨텐트 배치와 분류, 독자 요구에 맞춘 기사 작성 변화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협력해줘야 한다고 말한다. 연구개발 부서도 마찬가지로 편집국이 자신들이 하는 일에 적극 개입해야한다고 말한다.(62, 64쪽)
- 이런 문제가 생기는 건 에디터들이 '독자 편의' 부서에서 기사 가치를 높이기 위해 뭘 해줄 수 있는지 이해하지 못해서이기도 하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편집국 내에서 비즈니스 부문 동료들과 (기사와 관련해) 이야기 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어서다. BuzzFeed 창업자는 편집국과 '독자 경험' 부서 간의 긴밀한 협력과 기술지원에 대한 투자가 가파른 성장을 이끌었다고 말한다.(64쪽) 한국의 대부분 언론사 내부 분위기도 뉴욕타임스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 듯 하다.
- 편집국과 '독자 편의' 부서 간의 빠르고 효율적인 의사소통이 이뤄져야한다. 회사 수뇌부에서 편집국과 '독자 편의' 부서에 각각 담당자를 지정해서 별도 허가 과정 없이 상호 협의하고 협력할 권한을 주는 방안이 있다. 그렇게 되면 보다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65쪽)
2. 편집국에 소규모 전략팀을 만들자
- 편집국 내에 소규모 전략팀(겸업이 아닌 해당업무만 전담하는 조직으로 6명 이하)을 만들어라. 이 팀은 편집국 간부들이 경쟁자의 전략, 변화하는 기술, 독자의 행태 변화를 이해하도록 하는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한다. 또 편집국 차원에서 디지털 리포트와 관련된 프로젝트에 항상 참여하는 역할도 해야한다. 이 팀엔 저널리즘과 테크놀러지, 이용자 편의, 제품(기획) 및 분석 등에 전문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포함돼야한다.(71쪽)
- 우리 편집국 에디터들은 기사 가치를 판단하는 데는 날카로운 감각을 갖고 있다. 큰 사건이 터지면 기자 몇 명을 투입할지 곧바로 판단하고, 5일 동안 보도할 기사계획을 세울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 부문으로 가면 상황이 다르다. 때로는 디지털 부문에 대한 야심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때론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사용해야하는지 감각이 별로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편집국 전략팀이 이를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기자들이 일하는 바로 옆에서 편집국 전략팀에 소속된 이용자 편의(user experience), 기술지원, 제품관리(product management) 전문가들이 디지털 부문 수준을 높이는데 있어서 무엇이 문제인지 점검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할수 있다는 것이다.
- 우리의 집배신(content-management system, 기사 작성 및 송고 시스템)에 문제가 있으면 편집국 데스크와 기자들은 문제점을 완전히 해결하려하기 보다는 임시방편으로 일단 해결하는데 시간을 소비한다. 한 간부급 데스크는 "상부에서 상황이 이렇다는 걸 알면 난리가 날 것"이라면서도 집배신에 대한 깊은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문제점을 설명할 능력이 없다고 느꼈다고 했다. 우리는 모바일과 소셜미디어, 디자인, 인터랙티브 뉴스 부문에서도 같은 얘기를 듣고 있다. 편집국 전략팀은 수뇌부가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편집국의 디지털 수준을 높이기 위한 우선순위 결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 새로운 시도에 앞서 어떤 문제가 해결돼야하는가, 우리가 얻으려고 하는 바는 무엇인가, 얼마나 많은 인원이 필요한가, 성공의 잣대는 무엇인가, 경쟁자에게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어떻게 더 나아질 것인가 등에 대한 답을 찾는데 편집국 전략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76쪽)
#빨라야 이긴다(Speed Wins)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특종기사와 같이 긴급하게 다뤄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경쟁자에게 뺏길 위험을 감수해야한다. 우리 회사의 앤드류 펠프스는 그날 그날의 리포트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자동화된 홈페이지 도구(tool)를 개발했다고 상사에게 보고했다. 에디터들은 환호했지만 이를 뒷받침해줄 조직이 없었고 결과적으로 몇달 뒤 앤드류는 시각적 홈페이지 자동화 도구를 그냥 포기했다. 그리고 1년 뒤 앤드류가 개발한 것과 똑같은 모습의 화면이 워싱턴포스트 웹사이트에 등장했다. 그러자 우리 회사 비즈니스 부문이 곧바로 나서서 같은 툴을 적용한 시각적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77쪽)
3. 어떻게 '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 매체를 만들 것인가
- 앞으로 몇년 간 뉴욕타임스는 '다양하고 인상적인 디지털 리포트를 만드는 종이신문'에서, '다양하고 인상적인 종이신문을 만드는 디지털 매체'로의 변화에 가속 페달을 밟아야한다. 우리는 일상 업무의 많은 부분을 다시 생각해야할 것이다. 이는 때로는 고통스럽고 어렵겠지만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우리 리더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고 이런 방향으로 변화를 꾀해 왔다. 하지만 점점 더 확실해지고 있는 건, 우리가 위기상황에 걸맞게 빠르게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아마도 편집국과 편집국 간부들이 맞닥뜨린 가장 중요한 장기적인 도전일 것이다.
- 우리의 변화를 더디게 만든 요인들이 있다. 75% 이상의 광고와 구독 수입이 여전히 종이신문에서 나온다. 또 뉴욕타임스 종업원 대부분은 자신의 경력을 인쇄매체에서 성공하는데 쏟아왔다. 하지만 현재 우리 독자의 최대 다수는 디지털 독자다. 이는 우리 성장을 위한 단 하나의 기회가 무엇인지 보여준다.(81쪽)
- 지속적인 신문의 수익이 우리에게 시간을 벌어줬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바뀌고 있다. 몇몇 재산가들이 디지털 매체를 만드는데 돈을 투자했다. 또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은 신생 매체들이 디지털 미디어의 의미를 새롭게 쓰고 있다. 전통적인 우리 경쟁자들은 자신들을 '디지털 퍼스트(미디어)'로 변화시키기 위해 공격적으로 움직여왔다.
- '디지털 퍼스트'로의 변화를 위한 매뉴얼이 있으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건 없다. 유일한 방안은 스스로 질문하고 실험해보고 변화를 위해 온갖 노력하는 것 뿐이다. 첫 걸음은 편집국이 기존 종이신문 전통과 디지털 부문 강화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강도높게 평가하고 변화 로드맵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현재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고 있고, 어디로 가고자 하는지 알아야한다.
- 이는 종이신문 기반의 전통적인 업무와 그에 필요한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따져보고, 디지털 업무에 자원을 투입하기 위해 어느 부문을 버릴 수 있는지 결정하는 것이다. 또한 디지털 미디어 차원의 변화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평가하고, 새로운 디지털 부문 간부 직위를 만들고, 편집국 외부의 혁신조직 인력과 더불어 편집국의 디지털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의미한다.
- 정책이나 구조를 바꾸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간부가 아닌 편집국원들이 변화의 주체가 되는 것이다. 이는 우리 목표가 무엇인지 명확한 신호를 주고, 보상체계를 바꾸며, 디지털 미래로의 변화에 대한 기여를 중심으로 인사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82쪽)
#'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의 의미는?
'디지털 퍼스트'는 첫번째 우선순위가 종이신문의 제약에서 벗어나 최상의 디지털 리포트를 생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 퍼스트의) 마지막 단계는 디지털 리포트 중에서 최상의 기사들을 재포장해 배달용 신문을 만드는 것이다. 이런 전환에는 인사, 조직 개편, 작업 프로세스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재고하는 게 필요하다. 종이신문을 만들어온 경험이 없는 매체는 최상의 디지털 리포트를 제작하는데 전념하기만 하면 된다. 종이신문 회사들에게 이런 전환은 쉽지 않은 도전이다. 그래서 우리 경쟁자 일부는 구성원들이 디지털에만 전념할 수 있는 소규모의 독립적인 팀을 만들어 그 일을 맡겼다. (82쪽)
- 신생 매체들은 '디지털 퍼스트'를 내세워 우리의 뛰어난 기자들을 빼가고 있다. 종이신문의 제약 없이 성공할 수 있는 테크놀러지를 제공하고 재능을 발전시키도록 해주겠다면서. 우리 경쟁자 일부는 지난 2년 동안 '디지털 퍼스트'를 위해 조직을 재구성했다. 지난 한해 유에스에이투데이는 개발자와 소셜미디어 에디터와 같은 디지털 스태프를 각각의 (편집국) 데스크에 통합시켰다. 이제는 소규모 팀이 종이신문 부문을 담당한다. 편집장 데이비드 캘러웨이는 "온라인 뉴스 중에서 최고를 선별해 다음날 배달하는 종이신문에 싣는다. 하지만 어떤 기사도 종이신문용으로만 만드는 건 없다"고 말한다.(83, 86쪽)
-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간부들이 독자 트렌드 변화를 공부하고 실리콘밸리에서 몇주 동안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유에스에이투데이와 비슷한 단계를 밟았다. 신문을 찍어내는 판(editions) 숫자를 3회에서 1회로 줄였다. 야간 제작인원 200명을 낮 근무시간대로 옮겼다. 독자 참여, 데이터, 속보 팀들을 강화했다. 그리고 종이신문 제작은 소규모 에디터에 맡겼다.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0명 규모로 '실시간 뉴스 데스크'를 새롭게 조직하며 '디지털 퍼스트' 대열에 합류하겠다고 선언했다. 편집국의 중심에 소셜미디어 에디터들과 데이터 분석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독자 참여 데스크'(audience-engagement desk)를 새로 만들었다. WSJ는 빠른 변화를 위해 의도적으로 젊은 직원들을 고용하고 있다.
- 뉴욕타임스는 어떤가. 수십년 동안 우리는 세계수준의 신문을 일년 365일 제작해왔다. 하지만 종이신문의 제약과 기사 마감시간에 맞춰져온 우리 전통과 일상과 버릇은 점점 더 디지털 세계와는 어긋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우리 신문의 대다수 컨텐트는 여전히 저녁 늦게 나온다. 반면 독자들이 우리 웹사이트를 가장 많이 방문하는 시간대는 이른 아침이다. 우리는 일요판에 야심찬 기사를 내보내려 하지만 주말에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데스크들은 각 섹션의 1면 기사에 전력을 기울이지만 소셜미디어에다 기사를 홍보하는데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우리는 기사를 완벽하게 만든 뒤 내보내야한다는 마음가짐이지만 우리 경쟁자들은 그렇지 않다. 일단 내보낸 뒤 피드백을 받아 다시 기사를 고치는 식이다.(86쪽)
#NYT는 어떻게 디지털에서 망했나-미식축구 선수의 동성애자 선언 사례
대학 미식축구 선수 마이클 샘(Michael Sam)이 자신이 게이라고 공표하기로 결정했을 때, 그는 뉴욕타임스와 ESPN에 이 소식을 첫번째로 알렸다. 우리가 내보낸 관련 기사는 매우 훌륭했지만 우리보다 디지털 부문에서 앞선 경쟁자들은 마이클 샘의 이야기로 우리보다 훨씬 더 많은 웹사이트 트래픽을 얻었다. 뉴욕타임스에서 기사를 읽은 사람보다 우리 경쟁자 웹사이트에서 기사를 읽은 사람이 훨씬 더 많았던 것이다. 우리가 보다 더 '디지털 퍼스트' 접근을 했었다면, 우리는 웹사이트에 더 많은 독자가 더 오래 머물 수 있게 더욱 많은 관련 기사를 내보내는 계획을 (24시간 마감 단위가 아닌) 시간 단위(hour-by-hour)로 세웠을 것이다.
(84쪽)
#'디지털 퍼스트'에 맞는 행위는 이랬을 것이다.
1)반응을 소개하기 전에 오피니언 섹션에 미리 알림부터 내보냈어야했다. 하지만 우리는 하루 뒤에 칼럼을 내보냈다.
2)2011년 내보냈던 '커밍 아웃' 시리즈를 다시 내보냈어야했다. 그 시리즈는 게이 커뮤니티를 깊숙이 취재했기 때문에 에디터에게 관련 인물들 연락처를 물어봤어야한다. 우리는 마이클 샘 기사에 붙일 이 시리즈 링크를 찾지 못했다.
3)구글플러스 행아웃(hangout)에서 게이라고 이미 밝힌 다른 운동선수를 찾았어야 한다. 우리는 공개적으로 이미 게이라고 선언한 NBA 선수 제이슨 콜린스가 마이클 샘과의 우정에 대해 얘기하는 온라인 동영상과 텔레비전 출연 자료가 엄청 많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다.
4)기자 한 명에게 트위터 반응을 실시간으로 전하는 일을 전담시켰어야한다. 우리는 몇몇 디지털 매체가 우리보다 훨씬 더 트위터 반응을 잘 모아 전한 것을 알게 됐다. 특종기사가 없었는데도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NFL 집행부 내의 반발을 첫번째로 보도했다.
5)우리가 어떻게 인터뷰를 했는지 짧은 뒷얘기를 올렸어야 한다. SB Nation(스포츠 전문 온라인매체)은 우리 특종기사의 뒷얘기를 '특종'이라고 보도했다. 그 기사는 트위터와 구글 뉴스를 휩쓸었다. (84, 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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