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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September 24, 2014

'우버 보험', 보험료는 누가 낼까

우버가 태어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우버 보험(정확한 용어는 '운송네트워크회사 TNC 보험')'이 생길 전망이다보험의 근거가 되는  주의회를 거쳐 지난 17 마지막 관문인 제리 브라운 주지사 서명 단계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효력이 발생하는 내년 7 1일까지는 우버(리프트, 사이드카와 같은 다른 TNC도 모두 포함)와 우버 운전기사를 위한 보험상품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 만들어진 법 조항은 우버엑스(UberX) 같은 TNC 영업을 하다가 사고가 났을 때 운전기사가 가입한 일반 개인보험 적용은 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운전기사 개인보험으로 보험적용을 하려면 TNC 영업 중 발생한 사고도 보험적용을 해준다는 특약이 있는 'TNC 보험'에 가입돼 있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우버(와 같은 TNC)는 '운행 중 사고가 나면 일단 운전기사가 가입한 개인보험(일반 자가용 보험)으로 처리하되, 경우에 따라 회사보험(영업용 보험)으로 처리한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선 일반 보험으로 가입한 뒤 영업용으로 운행하다 사고가 나면 '계약위반'이기 때문에 보험적용을 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 TNC 영업을 하려면 비싼 영업용 보험(연간 800만~1000만원 수준이라고 함)에 가입하라는 것이다. 이번 법 조항에 따라 TNC 영업을 하다가 난 사고도 보험처리를 해주는 특약을 추가한 보험 상품이 나올 수 있게 됐다.

새 법은 TNC 영업과 관련된 보험 기준(최소기준이기 때문에 주정부 교통당국이 이보다 높일 수 있음)을 제시했다. 보험적용 시기는 운전기사가 우버앱과 같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켠(로그온 한) 순간부터 끌(로그오프할) 때까지인데, 이는 다시 두 개로 나뉜다. 

<시기 1>은 앱에 로그온한 순간부터 콜을 접수할 때까지, 손님을 내려준 뒤 다시 콜을 접수할 때까지, 또는 손님을 내려준 뒤 로그오프할 때까지 기간이다. <시기 2>는 앱을 이용해 승객 콜을 접수한 순간부터 승객을 내려준 순간까지다. 

새 법은 <시기 2>의 경우 사망상해자산 손실에 대해 최소 100 달러 보험을 제공해야한다고 명시하고 있다(우버 등이 기존에 해온 방식을 법에 명문화). 보험 제공 방식은 세 가지 중 하나. 1)운전기사가 가입한 TNC 보험을 제공하거나, 2)회사가 가입한 TNC 보험을 제공하거나, 3)운전자 TNC 보험+회사 TNC 보험 방식으로 둘이 나눠서 보험을 제공할 수 있다.

'앱에 로그온을 했지만 손님 콜은 접수하지 못한 <시기 1>'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한 보험기준은 <시기 2>와는 크게 차이가 난다. 사망 사고의 경우 1인당 5 달러사고 1건당 10 달러자산 손실에 대해 3 달러 규모다. 이건 운전자 가입 TNC 보험이 우선 적용된다. 다만 운전자 가입 TNC 보험 효력이 중단 또는 취소되거나 했을 때는 회사 가입 TNC 보험을 적용하도록 규정했다. 이 경우에도 운전자 가입 TNC 보험과 회사 가입 TNC 보험을 조합해서 보험처리를 해도 된다. 사고 처리를 하는데 이 정도 보험기준이 미흡할 경우 이를 지원하는 백업용 보험으로 최소 20만 달러 TNC 보험을 들도록 하는 규정도 생겼다. 당초 해당법안(AB 2293)이 발의됐을 때는 <시기 1>의 사망, 상해, 자산 손실에 대해 최소 75만 달러 보험을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지만, 주의회 심사 과정에서 우버 등의 거센 반발과 로비가 반영되면서 기준금액이 크게 줄어들었다.

새 법에는 현재 우버와 같은 TNC가 이미 실시하고 있는 자차보상 보험(comprehensive and collision coverage) 조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우버 등의 부담을 줄여준 셈이다. 다른 차량과 충돌로 발생한 사고가 아닌 경우(화재, 자연재해, 차량 도난, 동물과의 충돌 등) 보험료를 지급하는 게 comprehensive coverage, 다른 차량과의 충돌로 차가 망가졌을 때 수리비를 지급하는 게 collision coverage. 법 조항으로만 보면 TNC 영업 중에 차가 부서지면 운전기사는 제 돈으로 수리해야 한다.
다만 우버는 현재 <시기 2>에 일어난 우버엑스 사고에 대해선 5만달러 보험(단 운전기사가 같은 수준의 개인보험을 갖고 있는 경우로 한정)을 제공하고 있다. 리프트도 비슷한 보험을 제공하고 있다. 우버 측은 이번 법 조항이 만들어진 뒤 지역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이 보험을 중단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우버와 리프트 같은 업체가 현재 <시기 2>에 한정해 제공하고 있는 이 보험을 앞으로도 중단하지 않는다고 해도, <시기 1>에 일어난 사고로 차가 부서지면 지금과 마찬가지로 운전기사 개인이 알아서 수리해야한다. 

TNC 보험기준(최소기준)을 정한 법이 만들어졌지만 내년 7월 법 발효 때까지 해결돼야할 문제는 남아있다. 보험금액이 얼마나 될지, 누가 보험료를 부담할지 등의 문제가 정리돼야하기 때문이다. 보험료 문제는 관심 있는 보험회사와 우버 등의 TNC 협상 과정에서 정해질 것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TNC 운전기사를 위한 보험은 24시간 보험이 적용되는 영업용 보험보다는 싸겠지만 TNC 영업을 하지 않는 일반 개인보험보다는 비싸질 수 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누가 TNC 보험금을 부담하느냐. 회사가 보험금을 전적으로 부담할지, 운전기사에게 책임을 지울지, 아니면 둘이 나눠내는 방식이 될지의 문제다. 우버, 리프트, 사이드카 같은 업체가 모두 불법으로 담합하지 않는다면, 어느 회사가 얼마나 보험금을 지원해주느냐가 운전기사 모집 인센티브로 작용할 듯 하다. 

법안 심사과정에서 TNC 보험료 부담은 당초 발의된 법안 내용보다 크게 줄어든 게 사실이다(이에 대해선 앞선 블로그에 정리해두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사업인데다, 실리콘밸리가 있어 제리 브라운 주지사를 비롯한 대다수 캘리포니아 정치인들이 스타트업에 우호적이라는 점에서 전혀 뜻 밖의 결과는 아니라고도 하겠다. 하지만 법이 만들어지면서 우버를 비롯한 TNC 사업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불가피하다. 
당장 내년 7월부터는 더 이상 운전기사의 일반 개인보험에 기댈 수 없다(아마도 내년 7월 법 발효 때까지는, 그동안 현지 언론에서 지적했듯, 사고가 나면 운전기사가 가급적 TNC 운행 중 발생한 사고라는 걸 숨길 가능성이 커 보인다). 보험료 때문에 추가되는 비용을 전부 운전기사 부담으로 돌리지 않는한, TNC의 경제적 부담도 늘 수 밖에 없겠다. 

포브스 Ellen Huet 기자의 보도에 따르면 우버의 경우 운전기사 몫이 감소하고 있다. 우버는 미국의 경우, 이번 여름 25개 이상의 도시에서 '한시적으로' 10~20%의 요금 할인 행사를 했다. 그런데 최근 샌프란시스코(15%), 시애틀(20%), 보스턴(15%), 워싱턴 D.C.(15%) 등에서 '한시적'이라던 할인을 이어간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요금 할인으로 줄어든 몫을 보전하기 위해 운전기사에게 지급해온 지원금은 중단했다. 공짜였던 아이폰 4S 이용도 매주 10달러로 바뀌었다고 한다. 승객을 한 번 실어나르면 1달러씩 주던 지원금도 8월말로 끊겼다. 샌프란시스코에선 20% 안팎이었던 수수료를 25%로 올렸다. 운전기사 몫이 5% 줄어든 것이다. 
Huet 기자는 "우버는 운전기사 몫을 줄일 때마다 '승객이 몰리면 요금이 급등하도록 만들어진 요금체계 때문에 시간당 수입은 전보다 많다'고 주장하지만 운전기사들은 늘 그렇듯 동의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가 계산해본 샌프란시스코 우버엑스 운전기사의 부담은 이렇다. 이미 부담해 오던 비용-보험료(보험회사가 사고 났을 때 처리를 해주든 안 해주든 일단 개인보험은 들어야 하니까), 연료비, 차량 유지보수비(차량 감가상각비 포함)-에다 새로운 비용-아이폰 사용료, 중단된 1달러 지원금, 지원금 끊긴 15% 요금 할인-이 추가됐다.

승객으로선 요금이 싸진다는데 마다할 이유는 없겠다.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택시요금보다 훨씬 싸고 편리한 게 우버엑스다. 승객 콜이 많을 때 요금이 급등하는 체계여서 요새 우버엑스 '요금폭탄'을 맞았다는 기사가 종종 나오곤 하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면 택시보다 싸다. 일방통행이 많아 도로는 복잡한데 차는 많고, 주차료도 만만치 않다(동네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하루 세워놓는데 15달러 정도인 듯). 택시도 타보고 우버도 이용해본 사람들에게 들어보니 우버 요금은 거의 택시의 반값 수준이라고 한다. 다만 그동안 택시면허정책이 교통 혼잡을 줄이기 위해 택시 숫자를 규제해온 측면이 있다는 걸 감안하면, 이런 규제를 받지 않는 우버엑스 같은 차량이 택시 수요가 많은 시간대에 도심으로 몰리는데 따른 비용은 누가 부담하는지는 생각해볼 일이다.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이미 택시업계는 급격한 승객 감소를 겪고 있다. 현지언론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보도를 보면, 샌프란시스코에서 택시 1대가 승객을 실어나른 횟수 2012 3 1,424건에서올해 7 504건으로 2 반도   65% 가량 줄었다(기사 본문엔 15개월만에 65% 가량 줄었다고 돼 있는데, 확인해보니 기자가 실수로 숫자를 잘못 썼다고. 그래놓고 아직도 안 고치고 있다)휠체어를 실을  있는 택시(ramp taxi) 타격이 가장 컸다. '휠체어 택시' 승객을 실어나른 횟수 지난해 3 1,378건에서 올해 7 768건으로 1년 반도 안 돼 44% 가량 줄었다. 우버와 같은 TNC 영업이 확대되면서 택시 영업이 어려워지고(우버엑스 등 TNC로 갈아타는 택시기사가 많다는 기사도 나왔었다), 운행하는 택시 숫자도 줄어든 게 원인이라고 한다(정확히 영업하는 택시 숫자가 얼마나 줄었고, 휠체어 택시는 얼마나 줄었는지는 기사에 없다). 물론 필요하면 휠체어 택시 대신 TNC 중 휠체어를 실을 수 있는 차량을 이용하면 되겠다. 휠체어 택시와 달리 TNC는 휠체어를 실을 수 있어야한다는 의무가 없다는 게 다르지만.


우버엑스 운전기사로 돈을 버는 일은 생각해봐야할 문제다. 우버엑스 운전기사를 하려면 상대적으로 좋은 기종으로 연식이 오래되지 않은 차량을 갖고 있어야 한다. 2002년식 구형 캠리와 2013년식 BMW 5 시리즈 차량이 있다면, 같은 요금에 어떤 차를 탈지 결정하기는 어렵지 않겠다(사실 우버엑스의 경우 차량 상태가 exellent여야 하는데, 구형 차량은 이 조건에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우버는 GM, 토요타 등과 연계해 우버엑스 영업용으로 새차를 살 때 할부금융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버엑스 영업을 위한 운전기사 개인의 '선투자' 지원인데, 운전기사로선 상당한 부담이다. 
우버 주장처럼 '요금 급등 체계'로 인해 안정적으로 일정 시간 이상 우버엑스 운전을 하면 시간당 수입이 더 올라갈지도 모르지만, 운전기사 몫이 줄고 있다는 얘기는 우버엑스 운전으로 돈 벌 생각을 하는 구직자에겐 반갑지 않다. 

그리고 여기에 보험료가 있다. 지금까지 우버 등의 업체는 운전기사 모집시 보험요건으로 일반 개인보험 가입만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보험은 우버엑스 같은 TNC 영업 중 발생한 사고를 보상하지 않는다고 명문화한 법이 내년 7월부터 발효된다. 회사가 전적으로 보험료를 부담하지 않으면, 운전기사 부담이 늘게 되는 구조다. 앱은 켜 놨지만 승객 콜을 접수하지 못한 상황에서 사고가 나면 회사가 책임지는 부분도 당초 해당 법안이 발의됐을 때보다 크게 줄어든 상태로 법제화가 됐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 상황(시기 1)에서 사고가 나면 차량 파손에 따른 비용은 전적으로 운전기사 개인 몫이다. 우버엑스 운전으로 떼돈을 버는 것도 아닐 텐데 그런 경우까지 지원하는 비싼 보험에 가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Thursday, August 28, 2014

우버의 공짜서비스: 서울의 경우

우버(Uber)가 서울에서 우버엑스(UberX)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본격적인 서비스에 앞서 시범운영을 한다는데, 시범운영 기간엔 공짜다. 왜 공짜서비스를 시작했을까. 그동안 다른 나라, 도시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때는 '2주 무료', '5회 무료' 등 기한이나 횟수를 구체적으로 한정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서울에선 언제까지 시범운영을 할지 밝히지 않고 일단 공짜서비스를 시작했다.

우버가 우버엑스 서비스를 공짜(승객에겐 요금을 받지 않지만 운전자에게는 회사 측이 일정 금액을 지급)로 시작한 건 일단 공짜서비스로 이용자를 확대해 우호적인 여론을 키우면서 서울시나 한국 정부 당국과 협상을 통해 법적 문제를 해결해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우버는 Wired Marcus Wohlsen 기자의 분석처럼 그동안 '일단 서비스를 빠르게 확대해 덩치를 키우고, 그러면서 규제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사업 방식'을 보여왔다.

이용자 확대보다 더 중요한 건 현행법에 따라 자가용 자동차의 '유상운송'이 한국에서 불법이라는 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미국의 경우 주마다, 도시마다 상황이 다르다). 택시 같은 영업용 자동차를 허가(택시운전 면허 등) 받은 운전자가 운행하는 게 아니라, 일반인이 자가용으로 남을 태워주면서 돈을 벌면 법 위반이기 때문이다. 우버엑스는 '택시가 아닌 자가용 운전자와 승객을 연결시켜주는 서비스'다. 

일단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81조만 봐도 명확하다.

제81조(자가용 자동차의 유상운송 금지)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동차(이하 "자가용 자동차" 한다) 유상(자동차 운행에 필요한 경비를 포함한다이하  조에서 같다)으로 운송용으로 제공하거나 임대하여서는 아니 된다다만다음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유상으로 운송용으로 제공하거나 임대할  있다.
1. 출퇴근 때 승용자동차를 함께 타는 경우
2. 천재지변, 긴급 수송, 교육 목적을 위한 운행, 그 밖에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되는 경우로서 특별자치도지사·시장·군수·구청장(자치구의 구청장을 말한다이하 같다) 허가를 받은 경우

이걸 위반하면 같은 법 제83조에 따라 최대 6개월까지 자동차 사용이 제한되거나 금지될 수 있다. 운전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제83조(자가용자동차 사용의 제한 또는 금지) 
① 특별자치도지사·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은 자가용자동차를 사용하는 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그 자동차의 사용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다.
1. 자가용자동차를 사용하여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경영한 경우 
2. 제81조제1항제2호에 따른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자가용자동차를 유상으로 운송에 사용하거나 임대한 경우 


제90조(벌칙) 
다음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2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처한다.
8. 81를 위반하여 자가용 자동차를 유상으로 운송용으로 제공하거나 임대한 자


그런데 승객에게 돈을 받지 않고 공짜로 태워주는 '무상운송'은 이런 법의 적용을 받을까. 서울에서 시작한 우버엑스는 적어도 '시범운영 기간'엔 승객에게 공짜로 제공하는 서비스. 우버라는 회사가 운전자에게 돈을 준다는 측면에선 운전자는 돈 받고 운전하는 것이지만, 승객과의 관계로 보면 요금을 받는 게 아니니 '무상운송'이다. 시범운영 기간 서울시나 정부 당국이 우버엑스 운전자를 법 위반으로 사법당국에 고발할 지, 검찰이 기소할 지, 법원이 불법으로 처벌할 지, 판단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공짜서비스엔 보험 문제도 얽혀 있다. 우버가 제시한 우버엑스 운전자 요건은 '만 26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 및 자동차보험 가입', '신원조회 및 우버와의 인터뷰 진행'이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영업용 보험으로 제한하지 않았고, 다른 나라나 도시의 사례로 볼 때 일반적인 개인보험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버가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의 사례를 보면, 개인용 보험으로 우버엑스를 운전하다가 사고가 나면 해당 보험회사에서 지급을 거절할 가능성이 높다. 당초 보험 계약과 달리 영업용 차량을 몰다가 사고가 났으니 지급 의무가 없다고 거절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우버는 우버엑스 차량 사고에 대해 회사 차원의 보험을 제공한다. 캘리포니아주 교통당국이 우버와 같은 이른바 운송네트워크회사(Transportation Network Companies, TNCs)의 영업을 합법화해주는 조건으로 사고에 대비한 보험을 요구하면서 다른 주들로까지 보험 적용이 확대됐다. 현재 우버는 우버엑스 운전자가 승객 콜을 접수한 순간부터 승객을 내려줄 때까지 난 사고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최대 100만달러 보험을 제공하고 있다. 우버엑스와 보험에 대해선 앞선 블로그 '우버, 그리고 보험: 캘리포니아의 경우'에 정리해 두었다.

서울 우버엑스 서비스엔 회사 차원의 보험 제공 얘기는 없다. 당분간 필요없다고 판단했을까. 공짜서비스라서. 자가용자동차로 승객을 실어나른다고는 해도 '무상운송'이기 때문에 운전자가 자신이 가입한 개인보험을 제공받는데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거나, 보험회사와 법적 다툼이 벌어져도 운전자가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우버엑스 서비스가 승객에게 요금을 받기 시작하면 자가용 자동차의 '유상운송' 불법 문제와 우버엑스 교통사고시 회사 차원의 보험 적용 문제 등이 한꺼번에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공짜서비스 종료 전에 그런 문제를 말끔히 정리한다면 모르겠지만.

이와는 별도로 우버를 택시회사와 같은 여객자동차운송사업자로 볼 것인지의 문제는 지난해 시작된 우버블랙(UberBlack)에 이어 이번 우버엑스와 관련해서도 정리돼야할 부분이다. 우버를 여객자동차운송사업자로 규정하는 그 순간, 우버는 수많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규정 위반으로 사업을 접어야할 가능성이 높다. 우버블랙 논란에 대해선 IT동아 강일용 기자의 [심층분석] 우버, 미래의 대중교통인가 불법과 탈세의 온상인가를 참조. 





Friday, August 15, 2014

우버(Uber), 그리고 보험: 캘리포니아의 경우

미국에서 '우버(Uber) 논란'의 핵심은 보험이다. 핵심사업인 우버엑스(UberX) 같은 서비스가 많은 주(state)에서 보험 문제로 논란이 돼 왔다. 크게 보면 교통사고가 났을 때 어느 수준의 보험이 적용돼야하는지의 문제다.

우버엑스를 간략하게 정리하면, 승객과 운전자를 연결시켜주는 스마트폰(모바일기기)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일반인이 자가용으로 영업하는 '유사 콜택시'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승객에겐 택시 잡아타는 수고를 덜어주고, 개인에겐 택시면허 없이 돈 벌 기회를 주는 사업모델이다. 운임의 20% 가량이 이를테면 중개 수수료다. 우버는 자신들이 앱을 통해 플랫폼(platform)을 제공하기 때문에 운송업체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캘리포니아주 공익사업위원회(California Public Utilities Commission, CPUC)는 지난해 우버와 리프트(Lyft), 사이드카(Sidecar)처럼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에 대해  운송네트워크회사(Transportation Network Companies, TNCs)란 새로운 명칭을 붙였다. 우버, 리프트, 사이드카 등은 모두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CPUC는 전기, 가스, 수도, 운수 등의 공익사업 부문을 관할하는 주정부 기구.

이른바 '우버 보험' 문제를 살펴보면, 이는 캘리포니아 주의회에 올라온 한 법안을 둘러싼 논란에서 잘 드러난다. 수잔 보닐라(Susan Bonilla) 하원의원(민주당 소속)이 발의한 'AB(Assembly Bill) 2293' 얘기다. 법안의 핵심은 우버엑스(다른 TNC 서비스도 모두 포함) 운전기사가 앱에 로그온(log on)한 상태면 승객을 태우고 있거나 콜을 접수하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도 최소 75만달러 보험을 적용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다. 승객의 콜을 접수한 순간부터 승객이 탑승, 하차할 때까지는 CPUC 규정(현재 최소 100만달러)에 따른다. 

75만달러 보험과 관련해선 운전기사가 가입하든 회사가 가입하든, 아니면 양측이 각각 가입한 보험한도가 합쳐서 75만달러가 되도록 하든 그건 자유다. 어떤 이유에서든 운전기사가 가입한 보험에서 보험금 지급이 안 될 경우, 곧바로 회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영업용 보험(commercial insurance)에 가입돼 있어야 한다. 이는 어떤 경우에도 회사가 최종책임을 지란 뜻이다. TNC 사고가 났을 때 운전자(TNC 운전기사) 개인보험에서 지급 거절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지난 4월 데이브 존스 캘리포니아 보험국장(Insurance Commissioner)은 TNC 보험과 관련해 CPUC에 보낸 공문에서 "조사 결과, 운전자의 개인보험회사들이 TNC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 보험 적용을 하지 않는다. 보험사들이 빠른 시일 내에 보험으로 적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고 밝혔다. AB 2293은 "개인보험에 (우버엑스 등의) TNC 서비스를 보장한다는 내용이 별도로 기재돼 있으면서 캘리포니아주 보험국이 승인한 가격 책정이 돼 있지 않는 한, 운전자 개인보험은 TNC 서비스를 포함하지 않는다"는 조항도 포함하고 있다. 일반적인 개인보험에 가입한 뒤 TNC 운전기사로 영업할 경우, 해당 보험회사는 책임질 의무가 없다는 점을 명시한 것이다. 해당 조항의 원문이다.


Unless coverage for transportation network services is separately and specifically stated in an insurance policy and priced pursuant to approval by the Department of Insurance, a participating driver’s personal automobile insurance policy shall not provide coverage for transportation network company services, and the insurer under that policy shall have no duty to defend and indemnify for claims resulting from provision of those services.

AB 2293은 보험적용 시기를 명시했다. 사고가 났을 때 책임을 둘러싼 논란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다.

AB 2293의 보험적용 시기 구분

  • 시기 1: 운전기사가 앱에 로그온 한 순간부터 앱에서 콜을 접수하기 전까지/승객을 내려준 순간부터 새로운 콜을 접수하거나 로그오프할 때까지
  • 시기 2: 운전기사가 콜을 접수한 순간부터 실제 승객을 태울 때까지
  • 시기 3: 승객이 탑승하는 순간부터 내릴 때까지


우버와 같은 업체는 <시기 2>, <시기 3>에 대해선 100만달러 한도의 영업용 보험을 제공하고 있다. 운전자 개인보험에서 어떤 이유에서든 지급을 거부하거나 지급 금액이 충분치 않을 경우 회사 보험을 적용한다는 원칙을 두고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100만달러 보험을 제공한다. <시기 1>이 문제다. 우버와 리프트 등은 앱에는 로그온 한 상황이지만 승객의 콜은 접수하지 않았을 때 사고가 나면 100만달러가 아닌 10만달러 보험을 적용하고 있다. 사망 상해에 대해선 한 건당 10만달러(1인 최고 보험금액은 5만달러), 재산손실은 2만5000달러가 적용된다.

동종업체 중 가장 먼저 <시기 1>에 대해 10만달러 보험을 도입한 건 우버였다. 발단은 지난해 12월 31일 우버엑스 차량에 치여 숨진 여섯 살 소녀 소피아(Sofia)의 비극. 당시 운전기사는 '우버 앱'에 로그온 한 상태였지만 콜은 접수하지 않은 상태였는데, 우버는 이를 근거로 회사 책임은 없다고 밝혔다. 이때까지만 해도 우버는 <시기 1>에 대해 운전기사 개인보험으로 처리할 문제라며 회사 차원의 보험 적용은 하지 않았다. 운전기사가 든 개인보험 회사에서 '일반보험 가입해놓고 영업하다 사고 냈으니 계약 위반'이라며 지급을 거부하거나, 개인보험 한도가 낮으면 사고를 당한 피해자는 치료비도 제대로 못받을 상황이었고 실제 소피아의 사례도 그렇게 진행됐다.

우버가 <시기 1>에 대해 10만달러 보험을 적용한다고 발표한 건 소피아가 숨지고 두 달 보름 가까이 지난 3월 14일. 그보다 3주 전인 2월 21일엔 보닐라 의원이 AB 2293을 발의했다.

법안이 요구하는 <시기 1>에 대한 보험금액은 75만달러, 현재 우버가 적용하고 있는 금액은 10만달러. 법안을 발의한 보닐라 의원은 지난달 말 산호세머큐리뉴스 기고문에서 75만달러를 기준으로 삼은 이유를 밝히고 있다. 2010년 기준으로 경제적 손실과 소송비용, 신체적 고통 등의 다른 요소를 제외하고 교통사고 한 건당 의료비만 계산한 게 7만902~44만1618달러였기 때문에 최소한 75만달러 보험은 제공해야한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에서 리무진과 같은 영업용 차량(TCP)의 의무 보험금액이 75만달러(7인승 기준)이기도 하다. 

우버는 <시기 1>에 대한 75만달러 보험 의무화를 가리켜 "택시보다 20배가 넘는 보험금액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과도한 규제라고 반발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의회 상원의원들을 압박해 AB 2293 입법을 저지해달라며 온라인 서명까지 벌이고 있다. "캘리포니아는 우버가 필요하다(California needs Uber)"라는 문패도 웹사이트에 내걸었다. 캘리포니아 언론매체인 The Recorder 보도에 따르면, 우버는 AB 2293을 발의한 보닐라 의원에 대한 정치적 압박에 나섰다. 보닐라 의원이 법안을 거둬들이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우편물을 최근 보닐라 의원의 지역구 유권자들에게 발송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75만달러 보험은 "택시 보험에 비해 20배가 넘는 금액"이라는 주장은 한편으론 맞을 수 있지만 한편으론 달리 볼 여지가 있다. 우버는 <시기 1>에 대해 10만달러 보험을 도입한다며 블로그에 몇몇 도시의 택시 보험한도를 게재했다. 애틀랜타 5만달러, 볼티모어 6만달러, 보스턴 4만달러, 시카고 35만달러, 워싱턴 5만달러 등이었는데,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는 100만달러였다. 같은 캘리포니아의 로스앤젤레스는 30만달러(7인승 기준)다. 도시(city)와 카운티(county)에 따라 택시 보험한도가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어느 한도에 맞춰야한다고 하기는 쉽지 않다. 우버의 주장을 보면 캘리포니아의 어느 도시 또는 카운티 한 곳 이상은 택시 보험한도가 3만7500달러 미만일 것이다. 하지만 당장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만 봐도 택시 보험에 비해 20배 넘는 과도한 금액이라는 주장은 그다지 설득력이 있어 보이진 않는다. 캘리포니아에서 일반 운전자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하는 보험의 최소 보상금액이 한 건당 3만달러(1인 최고금액은 1만5000달러), 재산손실은 5000달러다. 

우버가 바라는 모델은 콜로라도주의 입법 사례. 콜로라도는 법 제정을 통해 지난달 1일부터 <시기 1>에 대해 5만달러 보험 적용을 의무화했다. 내년 1월부터는 10만달러로 두 배 확대한다. 우버 등의 TNC가 이미 10만달러 보험을 적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TNC의 요구를 사실상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캘리포니아가 AB 2293을 현 상태로 입법한다면 <시기 1>에 대한 보험금액 기준에 있어 콜로라도와는 크게 달라지게 된다. 같은 <시기 1>에 일어난 우버엑스 교통사고라도 캘리포니아에서 났는지, 콜로라도에서 났는지에 따라 보상이 달라지는 것이다. 

우버가 <시기 2>, <시기 3>에 대해 100만달러 보험을 도입한 건 CPUC의 요구에 따른 것이었다. 지난해 9월 CPUC는 불법 영업 논란이 계속되던 우버 등의 업체에 대해 합법적 영업을 허가해주는 조건으로 운전자 신원조회 등과 더불어 100만달러 보험 도입을 요구했다. CPUC는 "TNC 서비스를 제공할 때(When providing TNC services)" 100만달러 보험을 적용하라고 요구했는데 결국 이게 문제가 됐다. 우버 등은 '앱을 켜는 순간부터 끄는 순간까지'가 아니라 '손님 콜을 접수한 순간부터 내려줄 때까지'가 서비스 제공 시기라고 규정하고 그에 대한 보험만 제공했다. 앱을 켜고 운행하던 우버엑스 차량에 치였지만 회사 보험에서 전혀 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소피아의 비극'은 그래서 발생했다. AB 2293이 보험적용 시기를 구분하고, 모든 시기에 대해 75만달러 보험 적용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건 이런 배경 때문이었다.

AB 2293이 실제 법으로 실행되려면 우선 주의회 상원에서 통과돼야 한다. 하원에선 이미 통과됐지만 상원에서 내용 수정이 있을 경우 다시 상하원 협상을 거치게 된다. 그 과정을 거쳐 주의회를 통과하면 마지막 관문인 주지사 서명이 남는다. 

캘리포니아는 민주당 텃밭이다. 주의회 의석 분포를 보면, 하원의원은 80명 가운데 55명, 상원은 40명 중 28명이 민주당 소속. AB 2293은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이 발의해 하원에서 통과된 법안이니 쉽게 통과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해볼 수 있겠다. 하지만 상원에서 같은 민주당 소속 알렉스 파딜라(Alex Padilla), 테드 리우(Ted Liu) 상원의원이 반대하고 있다. 지나친 규제로 혁신기업의 사업을 막아서는 안 된다는 우버 등의 주장을 지지하는 것이다. 공화당 성향의 매체인 Breitbart.com 보도에 따르면, 우버는 최근 캘리포니아의 우버 이용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두 의원에 대한 지지와 AB 2293 반대를 호소했다. 

<업데이트(2014년 8월 30일 현재)>
AB 2293은 지난 28일 주의회에서 의결됐다. 당초 하원을 거쳐 상원에 올라온 안이 상원을 통과하면서, 최종적으로 하원에서 표결로 통과됐다. '하원 의결 --> 상원 의결(하원 의결안 일부 수정) --> 하원 의결(상원 의결안 그대로 의결)' 과정을 거쳤다. 주지사 서명만 남았다. 이변이 없는 한 통과될 듯하다. 산호세머큐리뉴스 보도를 보면, 상원에서 찬성 30, 반대 4로 통과되자 하원에서 이를 찬성 70, 반대 0으로 통과시켰다.
<시기 1>에 대한 보험한도 규정은 크게 완화됐다. TNC 업계의 거센 로비를 받는 상황에서 <시기 1>의 보험한도는 당초 75만달러에서 10만달러(1인 최대 5만달러, 사고당 최대 10만달러)로 줄었다. 재산피해(property damage)의 경우 최대 3만달러로 규정했다. TNC 운전자가 법적으로 배상 책임을 지게 될 경우 운전자 개인보험 한도를 넘는 부분에 대해 (운전자든 회사든 어느 한쪽이) 20만달러 책임보험(excess liability coverage)을 들어 지급하도록 했다. 
우버는 이미 우버엑스 서비스의 <시기 1>에 대해 10만달러(1인 최대 5만달러, 사고당 최대 10만달러), 재산피해의 경우 최대 2만5000달러 보험을 제공해왔다. 달라진 건 재산피해의 경우 보험금 한도를 5000달러 높였다는 점과 TNC 운전자가 법적 배상 책임을 지게 될 경우에 20만달러 책임보험을 제공해야한다는 조항을 추가한 것이다. 주의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자 우버 대변인이 "상식이 통했다. 승자는 캘리포니아 주민들이다"라고 밝힌 걸 보면 TNC 업계에 만족스러운 결과였던 셈이다.

Monday, March 24, 2014

'혁신기업' 우버(Uber)와 여섯 살 소녀의 죽음

요 며칠 사이 샌프란시스코 초등학교 1학년 여학생의 교통사고 사망사건이 지역언론 뿐 아니라 뉴욕타임스를 포함한 여러 매체에서 보도되고 있다. 성공한 실리콘밸리 테크기업(tech company)의 비즈니스모델이 법적 분쟁에 휘말렸기 때문이다(이 글은 2014년 1월 말 네이버블로그 글을 옮긴 것임).
지난해 12월 31일 저녁 8시, 샌프란시스코 시내의 한 교차로 횡단보도. 길을 건너던 여섯 살 소녀, 초등학교 1학년 소피아 리우(Sofia Liu)가 차량에 치였다. 우회전 하던 차량이 소피아 가족을 들이 받으면서 소피아는 세상을 떠났고 엄마와 다섯 살 남동생 앤서니는 크게 다쳤다. 소피아는 일곱 살 생일을 일주일 앞두고 있었다.
사고를 낸 운전자는 57세 시에드(Syed). 사고 직후 밝혀진 건 그가 개인 차량으로 '일종의 택시영업'을 하고 있었다는 것. 그는 스마트폰으로 승객과 운전자를 연결해주는 운송네트워크회사(Transportation Network Companies, 캘리포니아주가 처음으로 만든 명칭)인 우버(Uber)에 등록된 운전자였다. 택시 사고였다면 법적 소송과는 별개로 회사 보험으로 의료비를 포함한 손해배상이 이뤄졌겠지만 이번 사건은 그렇게 처리되지 않았다.
우버는 2010년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서비스를 시작해 세계 60여개 도시로 사업을 확장한 기업 이름이자 이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 명칭이다(이번 사건과 관련된 서비스의 정확한 명칭은 UberX이지만 구별없이 Uber로도 부른다). 서비스 개시 3년 여 만에 회사 가치는 3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비즈니스모델은 단순하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승객과 운전자를 연결시켜주고 수수료를 받는다. 초창기엔 리무진업체와 손잡고 리무진 기사와 승객을 연결시켜주는 서비스를 했지만, 이후 개인 운전자와 승객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로 분야를 확대했다.
콜택시와 다른 점은 개인이 본인 소유의 일반 차량으로 영업을 한다는 것. '회사택시' 운전과 달리 평균적으로 하루 100달러가 넘는 사납금이 없고 일하는 시간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게 우버에 등록해 일하는 운전자들이 꼽는 장점이라고 한다. 우버 측은 등록된 운전자들이 고용된 회사 직원은 아니며, 법적으로 독립된 개인 영업자들이라고 밝히고 있다.
운전자는 영업 중이었나


우버는 직원으로 인정하진 않지만 등록된 운전자가 영업 중에 사고를 내면 1건당 100만달러까지 피해자에게 배상하는 보험에 가입돼 있다. 당초 '우리는 개인(돈 내고 승차를 원하는 손님) 대 개인(돈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운전자)을 연결해주는 장터(marketplace)일 뿐'이라며 사고 책임은 없다는 논리였는데, 캘리포니아주 정부 차원에서 규제에 나서면서 보험 가입 조건을 받아들였다. 운전자를 등록할 때 범죄경력 조회, 차량 검사, 개인보험 가입 확인도 한다. 하지만 이번 사고에 대해 우버는 책임이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왜? 회사 차원의 보험을 적용하는 경우는 '운전자가 승객의 콜을 접수했을 때부터 목적지에 내려줬을 때까지'라는 게 우버 측의 논리. 영업 중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반면 운전자 시에드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당시 승객을 내려주고 운전을 하며 스마트폰의 '우버 콜'을 기다리고 있었다며 영업 행위를 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우버에 등록된 운전자에 대해 어느 시점부터 어느 시점까지 영업 행위를 하고 있다고 볼 것인지는 재판부의 판결에 따라 정해진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서 사고 책임을 질 보험회사가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것. 우버 측은 '우리 책임이 아니니 우리 보험 적용이 안 된다'고 하고, 운전자가 가입한 보험회사는 '일반 차량으로 보험 가입해 놓고 영업을 하다 사고가 났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으니 우린 책임 못 진다'고 하는 상황이 됐다.
우버 서비스는 교통법 위반인가


지난 27일 숨진 소피아의 가족이 사고 차량 운전자와 우버 양측에 대해 이번 사고에 대해 책임을 지라는 소송을 샌프란시스코 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어느 누구도 보험처리조차 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어찌보면 당연한 선택이었다. 가족이 우버에 대해 책임을 물은 주요 논거는 우버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핸즈프리(hands-free) 장비가 아니면 운전 중에 전화기를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한 캘리포니아주 교통법규를 위반한다는 것이다. 우버 운전자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온 승객의 '콜'을 수락하려면 손가락으로 눌러야한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사고 당시 운전자는 우버 애플리케이션 로그온(logged on) 상태였다.
우버 교통사고는 '보험 사각지대'?


이번 사건으로 드러난 건 우버 차량이 교통사고에 연루될 경우, 관련자들이 보험 때문에 곤욕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1) 소피아의 사례처럼 우버 차량에 치인 피해자는 승객의 탑승 여부에 따라 법적 분쟁 여부가 결정될 수 밖에 없다. 보험 사각지대에 서게 된 소피아 가족은 소피아의 학교 친구 부모들이 나서서 모금한 3만4000달러로 장례비와 병원비 등을 댈 수밖에 없었다. 2) 시에드의 경우처럼 우버 운전자는 빈차로 다니다가 사고가 나면 회사 측의 보험에도, 본인의 보험에도 기대기 어렵다. 3) 승객도 골치 아플 수 있다. 우버 운전자가 모는 차를 탔다가 사고가 나면 과실이 누구에게 있느냐에 따라 우버 측이 제공하는 1건당 100만달러 보험의 적용을 받을 수도, 못 받을 수도 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우버 운전자가 승객을 태운 상태에서 사고가 나도 사고 책임이 우버 운전자에게 있어야만 회사 측의 100만달러 보험 적용 대상이 된다. 상대방 운전자에게 과실이 있으면? 사고로 다친 승객은 과실이 있는 운전자 보험에 손해배상을 청구해야한다. 과실이 있는 운전자가 무보험이거나 싼 보험에 가입돼 있으면 치료비도 제대로 못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우버 운전자용 보험'은 없다?


이렇게 골치 아픈 상황을 피하기 위해 우버 운전자가 '평상시에는 일반 차량으로 몰고, 우버와 같은 서비스를 통해 영업용 차량으로도 이용할 수 있는 보험'을 드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보도를 보면, 우버와 같은 종류의 서비스인 리프트(Lyft)에서 두 달 동안 영업을 하다가 그만 둔 27세 청년이 보험을 찾아헤맨 사연이 나온다. 여기저기 알아봤지만 영업용 운전도 보장하는 개인보험은 찾을 수 없었고, 그나마 싸다는 온라인보험 Geico에서 아예 영업용 보험 견적을 받아 보니 연간 8000달러였다. 시간당 20달러 정도 번다는 데 이런 보험료 내고 일할 수는 없는 노릇.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처음엔 우버나 리프트 같은 서비스에 등록해 운전하면서 쏠쏠한 수입을 올리던 운전자들 중에 보험 문제를 절감하고 그만두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계속 운전하는 사람들 상당수는 '조심해서 교통사고 안 내면 되지'라며 애써 모르는 척 지낸다고 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한 우버는 미국의 낡은 택시시스템의 빈틈을 노린 비즈니스모델이었다. 택시면허(medallion) 제도 때문에 택시 숫자가 극도로 제한되고 택시업계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주요 도시마다 수요에 비해 택시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돼 왔던 탓이다. 샌프란시스코의 경우만 봐도, 지난해 기준(SFMTA 통계) 택시면허는 일주일 내내 24시간 영업할 수 있는 일반 승용차 면허가 1635개, 휠체어를 실을 수 있는 밴, 공항에서만 승객을 태울 수 있는 회사면허 등을 모두 포함해도 2005개였다. 최대로 운행할 수 있는 택시 숫자가 2005대라는 얘기다. 80만명이 넘는 인구에, 한 해 방문객이 1600만명이 넘는 도시에 굴러다니는 택시 규모다. 이런 상황에서 누구나 자신의 차량으로 택시처럼 승객을 실어나르면서 돈을 벌 기회를 주고, 택시 찾기 힘든 사람들에겐 저렴하고 편하게 택시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해준 게 우버 같은 회사였다. 하지만 일부에서 '혁신'으로 부르는 이런 비즈니스모델의 미래는 이번 사건에서 불거진 보험, 보다 넓게는 사고 관련 '책임범위'의 문제가 어떻게 법적으로 결론나느냐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